(좋은글)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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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플러트 쪽지보내기 댓글 11건 조회 444회 작성일 19-09-0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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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녘하늘 붉은 노을아래

덜커어엉 덜커어엉

늙은 농부의 리어카가

쉰소리를 빚어 내며 걸어 옵니다

 

짚소쿠리 마대자루 호미 괭이

가을걷이 했던 연장들 나란히 싣고

노을색따라

만추의 완만한 행진을 합니다.

 

밀짚모자

고된 하루를 눌러쓰고

저린 팔다리 들꽃의 향기로

대신합니다.

 

저만치 뒤에서 늙은 아내가

무겁게 걸어옵니다

아내의 고단한 하루가

못내 저민 늙은 남편

리어카를 세우고

힘든 걸음을 마중합니다

 

리어카는

늙은 아내의 고단한 무게를 싣고

덜커어엉 덜커어엉

느린 행진곡을 합주합니다

 

노을색만큼 아린 가을향이

황혼의 리어카에 실려 갑니다.

'할마이가 왜 이리 가벼워'

'그래야 영감님이 덜 힘들지요.'

 

리어카에 싣고 가는 황혼의 연가

만추의 저녁길을 향기롭게 합니다

 




 # 김숙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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